본 포스트는 2025년 5월 CX DIVE에 게재된 “Klarna changes its AI tune and again recruits humans for customer service” 기사를 참고하여 작성된 글입니다. ( → 원문 보러가기)
들어가며
최근 많은 기업들이 고객 응대에 AI 챗봇을 적극 도입하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문의를 빠르게 대응하고,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효율적인 CX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죠.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과 응대 효율 향상 측면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입니다. 하지만 고객도 같은 생각일까요? 실제 도입 이후, 고객 만족도가 낮아지고 브랜드 신뢰가 흔들리는 사례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스웨덴의 핀테크 기업 Klarna 사례를 중심으로, AI 중심 CX 전략의 한계와 전환점을 살펴보고, 이에 대해 데스크룸은 어떤 관점과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소개드리겠습니다.
Klarna 사례

출처: Klarna 홈페이지(https://www.klarna.com/us)
Klarna는 스웨덴의 핀테크 기업으로, BNPL (Buy Now, Play Later)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Klarna는 2022년, 고객 서비스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했습니다. 약 700여 명의 고객 응대 인력을 줄이고, 그 자리를 AI 챗봇 시스템으로 대체했습니다. 당시 Klarna는 AI챗봇이 약 700명 분량의 상담 업무를 대체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고, 바로 AI 중심의 CX 자동화 전략을 도입한 것이었죠.
실제로 이 전략은 단기간에 뚜렷한 성과를 냈습니다. 2024년 2월 기준, AI 챗봇을 활용하여 한 달 만에 약 230만 건의 고객 문의를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전체 문의 중 약 2/3 차지
평균 응답 시간 2분 미만으로 축소
응답 속도 82% 향상
반복 문의 25% 감소
이처럼 수치만 놓고 보면, 효율성과 자동화 측면에서 매우 인상적인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왜, Klarna는 사람들을 다시 채용했을까요? 수치상으로 봤을 때, 분명 성공적인 결과였습니다. AI 도입 이후, 응답 속도는 빨라졌고 반복 이슈도 줄어들었죠.
그치만 실제로 고객이 느끼는 경험은 달랐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객들은 점점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지점에서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챗봇이 질문에 명확하게 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잘못된 답변을 반복해서 주는 것에 피로감을 느끼고
완벽한 답변보다는 직접 공감해주는 서비스를 원했습니다.
Klarna CEO인 Sebastian Siemiatkowski는 이를 인정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Cost, unfortunately, seems to have been too predominant an evaluation factor when organising this. What you end up having is lower quality.”
“처음에 너무 비용 절감을 중심으로 전략을 짜버린 것 같네요. 결국 서비스 품질이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Really investing in the quality of the human support is the way of the future for us.”
“우리는 앞으로 고품질의 사람 중심 고객 지원에 투자할 것입니다.”
Klarna는 AI 챗봇의 시스템은 유지하되, 복잡하거나 중요한 순간에는 사람이 개입할 수 있도록 구조를 전환했습니다. AI와 사람이 각자의 강점을 살리는 하이브리드 CX 전략으로 방향을 튼 것이죠.
CS 운영 효율화, 무엇을 먼저 고민해야하는가?
Klarna의 경험은 AI가 무조건 나쁘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데스크룸은 AI의 장점과 한계를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합니다.
데스크룸은 고객 상담에서 AI 도입을 크게 세 가지 케이스로 나누어서 접근합니다.
케이스 1. 문서 기반으로 즉시 답할 수 있는 문의
첫 번째는 사내 메뉴얼만 있으면 바로 답할 수 있는 정형 Q&A입니다. 예를 들어 반품 기준, 쿠폰 사용 규정, 계정 관련 안내처럼 실시간 데이터 조회가 필요 없는 문의들입니다. 이 영역은 AI가 가장 잘하는 분야로, 효율성과 정확성이 높아 자동화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식을 최신 상태로 유지하는 일입니다. 정책이 바뀌면 내부 메신저 공지만으로는 부족하고, AI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KMS에 반영하고 버전 관리까지 해야 합니다. 실제로 챗봇을 만드는 비용보다 지식을 운영·갱신하는 비용이 더 많이 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케이스 2. 실시간 정보 조회가 필요한 문의
두 번째는 실시간 정보 조회가 필요한 문의입니다. 배송 현황이나 주문 상태 확인처럼 백오피스나 어드민 데이터를 조회해야 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단순 조회는 비교적 쉽게 구현할 수 있지만, 주문 번호를 입력하고 상품 리스트를 확인한 뒤 합배송 여부를 판단하고 배송 추적까지 이어지는 것과 같은 복합적인 시나리오는 난이도가 크게 높아집니다.
이 영역은 데이터 구조와 비즈니스 로직을 정확히 이해하고, API와 권한 관리, 성능 보장 체계를 갖춰야만 AI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케이스 3. 감정적인 케어가 필요한 문의
세 번째는 감정적인 케어가 필요한 문의입니다. 분노, 실망, 불안이 큰 상황에서는 AI가 전면적으로 개입하는 것보다, 감정 신호를 빠르게 탐지해 사람 상담사에게 즉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AI는 이 과정에서 상담사에게 상황에 맞는 공감 멘트나 대응 가이드를 제안해주는 ‘코파일럿’ 역할을 맡는 것이 적합합니다. 고객의 신뢰와 관계를 유지하는 일은 결국 사람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CS챗봇 전, ROI를 먼저 검토하자.
AI 챗봇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는, 감에 의존하지 말고, 케이스별로 잠재 절감 효과와 필요한 투자 규모를 수치화해야 합니다.
지난 3~6개월의 상담 데이터를 케이스 1, 2, 3으로 분류하고, 각 케이스별 ROI를 따로 계산해보면 훨씬 현실적인 판단이 가능합니다.
케이스 1: 문서 기반 정형 Q&A
이 영역의 ROI는 주로 자동화 가능한 티켓 비율과 지식 운영비로 결정됩니다.
예를 들어, 전체 티켓 중 40%가 문서 기반 Q&A이고, AI가 이를 90% 정확도로 처리할 수 있다면 절감 효과는 매우 큽니다. 하지만 문서나 정책이 자주 바뀌는 조직이라면, KMS 업데이트·검수·배포에 드는 운영 비용이 절감액을 줄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ROI 계산 시 ‘절감액 – 지식 유지비’ 라는 식으로 순효과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케이스 2: 실시간 정보 조회형
이 유형은 절감 잠재력 자체는 크지만, 시스템 통합과 데이터 접근 구조를 만드는 초기 투자비가 큽니다.
예를 들어 배송 조회 티켓이 전체의 25%를 차지한다고 해도, 주문 → 품목 → 배송 상태로 이어지는 로직을 AI가 따라가게 만들려면 API 개발, 보안·권한 관리, 로깅 체계, SLA 보장까지 모두 준비해야 합니다.
ROI 계산 시에는 단순 절감액뿐 아니라 초기 개발비 + 유지보수비를 포함해, 투자 회수 기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케이스 3: 감정 케어형 (Emotionally High-tier ticket)
이 영역은 AI가 직접 처리하는 비중이 낮고, 탐지·인간에게 전달하는 정확도가 ROI에 결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어 전체 티켓의 15%가 고감정 케이스의 경우, AI가 이를 95% 이상 정확도로 감지해 사람에게 즉시 연결한다면 고객 만족도와 브랜드 신뢰도에서 큰 가치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가치는 시간 절감·비용 절감만으로는 수치화하기 어려우므로, ROI 계산 시 고객 유지율 개선, 불만 재발 방지율처럼 장기적인 지표를 함께 봐야 합니다.
이렇게 케이스별로 절감 효과와 비용 요소를 분리해 계산하면, “AI 챗봇이 우리 조직에 당장 이익이 되는가?”라는 질문에 보다 명확하게 답할 수 있습니다.
또한, 어떤 케이스부터 파일럿을 시작해야 하는지도 자연스럽게 정리됩니다.
단계별 도입 로드맵
효과적인 도입을 위해서는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케이스 1에 해당하는 정형 Q&A를 자동화해 빠른 성과를 만들고, 동시에 KMS 운영 체계를 안정화합니다.
그다음 케이스 2에서 핵심 시나리오만 선별해 API와 시스템을 연계합니다.
마지막으로 케이스 3에 대해 감정 티켓 탐지와 인간 상담원에게 전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상담사 코파일럿을 고도화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진행하면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점진적으로 AI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AI 챗봇은 전면적으로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사람과 함께 일하는 도구여야 합니다. 현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케이스별 전략을 세우며, ROI를 기반으로 단계적으로 확장하는 것이 성공 확률을 높이는 길입니다.
AI는 속도와 효율을, 사람은 공감과 신뢰를 만듭니다. 데스크룸은 이 둘의 역할을 잘 설계되었을 때, 고객 경험이 비로소 향상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