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1편. 브랜드의 매출 방정식
시리즈 2편. 우리 브랜드는 지금 어떤 지표를 봐야할까?
시리즈 3편. 자사몰과 플랫폼, 어디에서 팔아야할까?
시리즈 4편. 성장을 위한 퍼포먼스 마케팅: DA와 SA의 차이와 활용법
시리즈 5편. 미디어 믹스 최적화: 광고비는 줄이면서 매출 올리기
시리즈 6편. AARRR 퍼널로 브랜드의 성장 병목 판단하기
들어가며
광고로 사람을 데려오는 것과 그 사람이 구매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한 달에 1만 명이 자사몰에 방문한다고 가정합니다. 전환율이 1%면 100명이 구매합니다. 전환율이 3%면 300명이 구매합니다. 같은 트래픽, 같은 광고비인데 매출이 3배 차이 납니다.
전환율은 사이트에 들어온 사람 중 몇 %가 구매하는지를 나타냅니다. 이 숫자를 1%에서 2%로 올리면 매출이 2배가 됩니다. 광고비를 2배로 늘리지 않아도 됩니다. 이처럼 중요한 전환율을 결정하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가장 직접적인 것이 사이트 UX입니다. 고객이 사이트에서 겪는 경험이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커머스 전환율에 영향을 주는 UX 요소들을 체크리스트 형태로 정리합니다. 하나씩 점검하면서 놓치고 있는 부분이 없는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첫인상: 3초 안에 결정된다
고객이 사이트에 처음 들어왔을 때, 3초 안에 "여기 괜찮네" 또는 "아닌 것 같아"를 판단합니다.
첫인상이 좋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제품이 있어도 그걸 보기 전에 떠나버립니다. 반대로 첫인상이 좋으면 조금 불편한 점이 있어도 더 둘러보려고 합니다. 아래 체크리스트는 고객이 처음 사이트에 도착했을 때 긍정적인 첫인상을 만들기 위해 점검해야 할 핵심 요소들입니다.
체크리스트
로딩 속도가 3초 이내인가: 로딩이 느리면 기다리지 않고 떠납니다. 특히 모바일에서 이 문제가 심합니다. Google PageSpeed Insights에서 사이트 속도를 측정해 보세요. 모바일 점수가 50점 이하라면 개선이 필요합니다.
무엇을 파는 곳인지 바로 알 수 있는가: 메인 화면을 보고 3초 안에 "여기는 OO를 파는 곳이구나"를 알 수 있어야 합니다. 브랜드 슬로건이 너무 추상적이거나, 제품 이미지가 바로 보이지 않으면 고객은 혼란스러워합니다.
신뢰를 줄 수 있는 요소가 보이는가: 처음 보는 사이트에서 바로 구매하기는 어렵습니다. 메인 화면에 리뷰 수, 누적 판매량, 수상 내역, 미디어 노출 같은 신뢰 요소가 있으면 안심하게 됩니다.
다음에 뭘 해야 하는지 (CTA)가 명확한가: 메인 화면에서 고객이 취할 수 있는 행동이 명확해야 합니다. "베스트 상품 보기", "신상품 보기", "이벤트 참여하기" 등 다음 단계로 가는 버튼이 눈에 띄어야 합니다.
상세페이지: 구매 결정이 일어나는 곳
상세페이지는 가장 중요한 페이지입니다. 고객이 실제로 "살까 말까"를 결정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메인 페이지나 카테고리 페이지는 고객을 안내하는 역할을 하지만, 실제로 지갑을 열게 만드는 곳은 상세페이지입니다. 고객은 상세페이지에서 "이 제품이 내 문제를 해결해줄까?", "가격 대비 가치가 있을까?", "여기서 사도 괜찮을까?"라는 질문에 답을 찾습니다. 이 질문들에 만족스러운 답을 주지 못하면 장바구니에 담기지 않습니다.
체크리스트
제품 이미지가 충분한가: 온라인에서는 제품을 만져볼 수 없습니다. 이미지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전달해야 합니다. 다양한 각도, 디테일 컷, 사용 장면, 사이즈 비교 이미지가 필요합니다. 최소 5장 이상을 권장합니다.
핵심 정보가 스크롤 없이 보이는가: 제품명, 가격, 주요 특징, 구매 버튼이 첫 화면에 있어야 합니다. 스크롤을 내려야 가격을 알 수 있다면 이탈이 발생합니다.
제품 설명이 구체적인가: "좋은 품질의 원단"이 아니라 "국내산 퓨어코튼 100%, 200g/m² 두께"처럼 구체적으로 써야 합니다. 추상적인 설명은 신뢰를 주지 않습니다.
고객이 궁금해할 내용에 답하고 있는가: 고객은 구매 전에 여러 가지 걱정을 합니다. "사이즈가 맞을까?", "색상이 사진과 같을까?", "교환/반품은 쉬울까?" 이런 질문에 상세페이지에서 미리 답해야 합니다.
리뷰가 충분히 보이는가: 리뷰는 구매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리뷰가 없으면 불안합니다. 리뷰가 있다면 상세페이지에서 잘 보이게 배치해야 합니다.
구매 버튼이 눈에 띄는가: 구매 버튼은 가장 눈에 띄는 색상으로, 명확한 위치에 있어야 합니다. 모바일에서는 화면 하단에 고정되어 있는 것이 좋습니다.
옵션 선택: 불필요한 고민을 줄여라
제품 옵션이 많을수록 선택 장애가 생깁니다. 고민이 길어지면 "나중에 사야지" 하고 이탈합니다.
옵션 선택 과정이 복잡하거나 헷갈리면, 고객은 "나중에 천천히 골라야지" 하고 떠납니다. 그 "나중"은 대부분 오지 않습니다. 아래 체크리스트는 고객이 빠르고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옵션 선택 과정을 점검하는 항목들입니다.
체크리스트
옵션이 너무 많지 않은가: 색상 10가지, 사이즈 7가지가 있으면 70개 조합입니다. 선택하기 어렵습니다. 가장 잘 팔리는 옵션을 "베스트" 또는 "추천"으로 표시해 주면 결정이 쉬워집니다.
옵션 선택이 직관적인가: 색상은 색상 칩으로, 사이즈는 숫자로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드롭다운 메뉴 안에 숨어 있으면 한 번 더 클릭해야 하고, 어떤 옵션이 있는지 한눈에 안 보입니다.
품절 옵션이 명확히 표시되는가: 품절된 옵션을 선택하려고 했다가 안 된다는 걸 알게 되면 실망합니다. 처음부터 품절 옵션은 비활성화하거나 "품절" 표시를 해야 합니다.
옵션에 따른 가격 변동이 바로 보이는가: 사이즈나 추가 옵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면, 옵션 선택 시 총 가격이 즉시 업데이트되어야 합니다.
장바구니: 이탈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곳
장바구니까지 왔다가 구매하지 않고 떠나는 비율이 생각보다 높습니다.
장바구니에 담았다는 것은 이미 구매 의향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10명 중 7명이 여기서 떠납니다. 왜 그럴까요? 예상치 못한 배송비가 추가되거나, 총 금액이 생각보다 높거나, 단순히 "나중에 사야지" 하고 잊어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래 체크리스트는 장바구니까지 온 고객을 결제까지 이끌기 위해 점검해야 할 요소들입니다.
체크리스트
장바구니에서 총 금액이 명확히 보이는가: 제품 가격, 배송비, 할인 금액, 최종 결제 금액이 한눈에 보여야 합니다. 결제 단계에서 예상치 못한 금액이 추가되면 이탈합니다.
무료배송 기준이 표시되는가: "3만 원 이상 무료배송"이라면, 장바구니에서 "무료배송까지 5,000원 남았습니다" 같은 안내가 있으면 객단가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품절 상품이 명확히 표시되는가: 장바구니에 담아뒀는데 나중에 품절이 됐을 수 있습니다. 품절 상품은 명확히 표시하고, 대체 상품을 추천하면 이탈을 줄일 수 있습니다.
수량 변경과 삭제가 쉬운가: 수량을 바꾸거나 상품을 삭제하는 게 불편하면 짜증이 납니다. 한 번의 클릭으로 가능해야 합니다.
장바구니 리마인드를 하고 있는가: 장바구니에 담고 떠난 고객에게 이메일이나 카카오톡으로 리마인드하면 상당 부분이 돌아옵니다. 담은 후 1시간, 24시간 시점에 보내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결제: 마지막 관문
결제 단계까지 왔다가 이탈하면 가장 아깝습니다. 거의 다 온 고객을 놓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제 페이지에 도착한 고객은 이미 "사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탈이 발생한다면, 제품이나 가격 문제가 아니라 결제 과정 자체의 문제입니다. 회원가입을 강제하거나, 입력해야 할 정보가 너무 많거나, 원하는 결제 수단이 없거나, 결제 오류가 발생하면 고객은 포기합니다. 마지막 1미터에서 넘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아래 체크리스트는 결제 완료까지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점검해야 할 항목들입니다.
체크리스트
회원가입 없이 구매할 수 있는가: 비회원 구매(Guest Checkout)를 지원해야 합니다. 회원가입 강제는 이탈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입니다. 구매 후에 "회원가입하면 적립금 드립니다"로 유도하는 게 낫습니다.
입력해야 할 정보가 최소한인가: 이름, 연락처, 배송지, 결제 정보. 이 외에 불필요한 정보를 요구하면 귀찮아서 떠납니다. 마케팅 수신 동의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해야 합니다.
다양한 결제 수단을 지원하는가: 카드, 계좌이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토스페이 등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결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원하는 결제 수단이 없으면 떠나는 고객이 있습니다.
간편결제를 지원하는가: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같은 간편결제는 카드번호를 입력할 필요가 없어서 전환율을 높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특히 모바일에서 큰 차이를 만듭니다.
결제 오류 시 안내가 명확한가: 결제가 실패했을 때 왜 실패했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안내가 있어야 합니다. "결제에 실패했습니다"만 뜨면 고객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릅니다.
보안 인증 마크가 보이는가: 결제 페이지에 보안 관련 인증 마크(PCI-DSS, SSL 인증 등)가 보이면 안심하고 결제합니다.
모바일 최적화
이커머스 트래픽의 대부분이 모바일입니다. 모바일 경험이 나쁘면 매출의 대부분을 놓치는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자사몰이 PC 환경을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고, 모바일은 그걸 축소한 수준에 그칩니다. 작은 화면에서 손가락으로 조작한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경험입니다. PC에서는 문제없던 것이 모바일에서는 치명적인 불편이 되기도 합니다. 모바일 최적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아래 체크리스트는 모바일 환경에서 고객 경험을 점검하기 위한 항목들입니다.
체크리스트
모바일에서 직접 구매해 본 적 있는가: 가장 확실한 테스트는 직접 해보는 것입니다. 본인 스마트폰으로 사이트에 들어가서 실제로 구매까지 해보세요. 불편한 점이 바로 느껴질 것입니다.
버튼과 링크가 손가락으로 누르기 쉬운 크기인가: 모바일에서는 마우스가 아니라 손가락으로 터치합니다. 버튼이 너무 작거나 서로 붙어 있으면 잘못 누르게 됩니다. 최소 44px × 44px 크기를 권장합니다.
텍스트가 확대 없이 읽히는가: 글씨가 너무 작아서 확대해야 읽힌다면 문제입니다. 본문 텍스트는 최소 14px 이상이어야 합니다.
입력 필드가 모바일에 최적화되어 있는가: 전화번호 입력 시 숫자 키패드가 뜨는지, 이메일 입력 시 @ 버튼이 있는 키보드가 뜨는지 확인하세요. 작은 차이지만 입력 편의성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하단 고정 버튼이 있는가: 모바일에서는 스크롤을 내리다가 구매 버튼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구매하기" 버튼이 화면 하단에 항상 떠 있으면 전환율이 올라갑니다.
신뢰 요소: 처음 보는 사이트에서 구매하게 만드는 것
대형 플랫폼이 아닌 자사몰에서 구매할 때 고객은 불안합니다. "여기서 사도 괜찮을까?", "사기는 아니겠지?" 이런 걱정을 해소해야 합니다.
쿠팡이나 네이버 쇼핑에서는 플랫폼 자체가 신뢰를 보증합니다. 문제가 생기면 플랫폼이 해결해줄 거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 보는 자사몰은 다릅니다. 고객은 "결제했는데 물건이 안 오면 어쩌지?", "품질이 사진과 다르면?", "교환이나 환불이 어려우면?" 같은 걱정을 합니다. 이 불안을 해소하지 못하면 아무리 제품이 좋아도 구매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아래 체크리스트는 처음 방문한 고객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갖춰야 할 요소들입니다.
체크리스트
고객 리뷰가 충분한가: 리뷰는 가장 강력한 신뢰 요소입니다. 리뷰가 없으면 구매를 망설입니다. 리뷰가 적다면 구매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리뷰 작성을 요청해야 합니다.
리뷰에 사진이 포함되어 있는가: 텍스트 리뷰보다 사진 리뷰가 훨씬 신뢰도가 높습니다. 사진 리뷰 작성 시 추가 적립금을 주는 방식으로 유도할 수 있습니다.
부정적인 리뷰에 대응하고 있는가: 부정적인 리뷰가 있는 건 자연스럽습니다. 중요한 건 그 리뷰에 브랜드가 어떻게 대응하는가입니다. 정중하게 사과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답변이 있으면 오히려 신뢰가 올라갑니다.
교환/반품 정책이 명확한가: "마음에 안 들면 반품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으면 구매 결정이 쉬워집니다. 교환/반품 정책을 눈에 잘 띄는 곳에 명확히 안내하세요.
고객센터 연락처가 쉽게 찾아지는가: 문제가 생겼을 때 연락할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됩니다. 전화번호, 카카오톡 채널, 이메일 등 연락 방법을 명확히 표시하세요.
회사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어 있는가: 사업자등록번호, 대표자명, 주소 등 기본 정보가 footer에 있어야 합니다. 이게 없으면 의심스럽게 보입니다.
체크리스트 우선순위 정하기
위의 체크리스트를 다 확인했다면, 어디부터 고쳐야 할지 정해야 합니다. 우선순위를 정하는 기준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데이터에서 문제가 보이는 곳부터: GA, Mixpanel과 같은 제품이 설치되어있다면, 페이지 별 이탈률을 먼저 살펴보세요. 상세페이지에서 많이 이탈하면 상세페이지를 고치고, 결제 페이지에서 많이 이탈하면 결제 과정을 고쳐야 합니다.
둘째, 적은 노력으로 큰 효과가 나는 것부터: 버튼 색상 바꾸기, 무료배송 기준 표시하기 같은 건 개발 리소스가 거의 안 듭니다. 반면 전체 사이트 리디자인은 몇 달이 걸립니다. 빠르게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면서 효과를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한 번에 다 고치려고 하지 마세요. 하나씩 바꾸면서 전환율 변화를 측정하세요. 그래야 어떤 액션이 효과가 있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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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서는 전환율에 영향을 주는 UX 요소들을 점검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우리 브랜드의 현재 상황에 다 맞는 것은 아닙니다. 막 시작한 브랜드와 이미 어느 정도 자리 잡은 브랜드가 신경 써야 할 포인트는 다릅니다.
다음 글에서는 브랜드의 성장 단계에 따라 어떤 마케팅 전략을 써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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